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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바위절벽을 오르는 두 사람
이      름  김광일  
날      짜  2018-10-18 12:55:11
조      회  848
추      천  97
받 기 #1 배추흰나비의추억꿈틀꿈틀침니.jpg(363.6 KB), Download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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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서 우연히 얻어걸린 글, 빅월을 오르는 두 사람 이야기인데, 바우뿐 아니라 인생사에서도 많은 걸 생각케하는 글.
(사진은 최근 나에게 나름의 의미있는 영감을 줬던 배추흰나비 애벌레변신 침니)

- 바위절벽을 오르는 두 사람

. 록클라이밍은 5-60년대 미국의 안온한 중산층 가족문화에 반기를 든 청년문화의 일종으로, 로큰롤과 같은 맥락에서 등장했다.

. 거친 바위절벽을 찾아 요세미티 공원으로 몰려든 젊은이들 가운데 단연 돋보이는 존재는 훤칠한 키에 뿔테안경을 쓰고 늘 책을 읽던 로열 로빈스. '로열'이라는 이름만큼이나 지적인 외모와 내면의 불꽃을 동시에 지니고 끊임없이 클라이밍을 고민하는 그는 개척자이자 탐험가였다. 클라이밍의 기본 개념을 만들어냈고 다들 엄두도 못내던 루트들을 개척해냈을 뿐 아니라 클라이머의 기본 윤리에 대한 선언도 발표했다. 많은 추종자들이 그를 따랐고 캠프를 이루어 요세미티의 신성한 밤을 지켰다.

. 그 정반대편에 워렌 하딩이 있었다. 대통령의 이름을 그대로 따온 천박한 이름에서부터 벌써 요란스러움이 느껴지던 이 사나이는 방탕과 게으름의 표본이었다. 덥수룩한 수염과 꼬질꼬질한 외모, 양손에 들린 술병이 트레이드마크였던 그에게 클라이밍은 아드레날린을 솟구치게하는 오락거리일 뿐이었다. 자연환경을 지켜야한다며 최소한의 장비로, 한 번에 절벽을 오르는 것을 원칙으로 삼던 로열 로빈스를 비웃으며 그는 암벽 사방에 못을 박고 주렁주렁 줄을 매달았다. 직접 고안한 장비로 암벽 중간에 잘곳을 마련하고 지상과 암벽을 오가며 술을 마시고 고기를 굽고 놀다가 다시 올라가고 또 내려오기를 반복했다. 다 재밌자고 하는 건데 뭘 그리 심각해하나 라고 로열 로빈스 일행을 비웃으며 암벽에 걸터앉아 병나발을 부는 게 취미였고 그의 캠프에는 그를 닮아 놀기를 좋아하는 젊은 남녀들이 모여 항상 떠들썩했기 때문에 다른 등산객들에게도 민폐로 여겨질 정도.

. 하딩이 로열 로빈스를 깎아내리기 위해 일부러 그가 정복한 암벽들을 따라서, 더 빠른 속도로 오르자 두 그룹 사이의 감정은 급격히 나빠졌다. 로빈스도 이런 엉터리들에게 질 수 없다며 하딩이 오른 루트들을 다시 정복하고 더 어려운 암벽을 찾아다니게 되었고 이런 장군멍군은 자그마치 15년 간 이어졌다. 그리고 그들이 앞다투어 올랐던 코스들은 그대로 요세미티 록클라이밍의 교과서가 되었다.

. 늘 술독에 빠져살던 하딩은 한방에 로빈스를 굴복시키겠다는 생각으로 로빈스를 포함해서 모든 사람들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해왔던 엘 카피탄의 'Dawn Wall'에 도전할 것을 선언했다. 까짓 것 못을 더 많이 박으면 될 것 아니냐는 단순한 논리, 하지만 문제는 단순히 코스가 험한 것이 문제가 아니라 훨씬 수직거리가 길었기 때문에 중간에 비박을 하면서 며칠에 걸쳐 올라가야한다는 점. 4일 내외면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도저히 루트를 찾을 수 없는 지점에 갇혀서 자그마치 바위에 매달린채 22일을 보내게 되었고 태풍까지 덮치게 되었다. 그가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판단한 산악구조대가 헬기를 보내자 산악사고를 취재하기 위해 기자와 카메라들이 찾아오게 되었는데 헬기를 향해 그는 '뭐여? 구조는 무슨... 내려와서 와인이나 같이 한잔 하든가.'라는 멘트를 날려서 언론에 대서특필되었다. 결국 그가 27일만에 정상에 도착하자 엄청난 언론카메라들이 기다리고 있었고 그는 삽시간에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되어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스타가 되었다.

. 로빈스는 그가 평생을 걸고 신성하게 여겨왔던 록클라이밍이 이런 엉터리 수작으로 서커스판처럼 되어버린 것에 크게 분노했다. 그래서 그의 팀과 함께 하딩이 올라갔던 루트를 기구의 도움 없이 더 빠르게 오르면서 하딩이 촘촘하게 박아둔 볼트와 못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했다. 록클라이밍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그가 해야만하는 의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 그렇게 하딩의 흔적을 지우면서 루트의 중간쯤 올라가자 로빈스는 갑자기 망연자실해졌다. 처음엔 이 술주정뱅이가 그저 장비빨로 아무렇게나 암벽을 올랐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루트를 하나씩 되짚어가보니 그게 못을 박고 자일의 갯수를 늘린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스스로에게 솔직하자면 로빈스 자신이라면 생각해내지 못했을 엄청난 루트였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즈음부터 그는 볼트를 제거하는 작업을 그만두고 하딩이 남긴 흔적을 따라 암벽을 오르는 일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지적 우월감을 내세웠지만 사실은 하딩을 질투하고 그 우연한 유명세를 시기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그렇게 하딩 때와 달리 단 한사람의 기자도 없이 동료들만이 기다리고 있던 정상에 오른 로빈스는 동료들에게 자신이 느낀 부끄러움을 털어놓고 그 길로 클라이머로서의 삶을 정리하고 은퇴하기로 한다.

. 그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Valley Uprising'을 보고 인터넷에서 그들의 자료들을 찾아 읽으면서 이 두 사람의 캐릭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특히 로열 로빈스, 이처럼 치열하게 자기 자신에게 정직할 수 있을까? 평생을 걸고 오른 길이 그 한번의 '인정'으로 무너져버리게 된다는 것을 알고도?

. 하지만 바로 그런 자세가 그를 진정한 승자로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로열 로빈스는 은퇴 후 클라이밍 전문장비 브랜드의 회사를 설립하여 크게 성공했고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클라이밍'의 기본 개념과 애티튜드들도 결국은 로열 로빈스의 책과 선언들을 기반으로 성립되게 되었으니.

. 그리고 하딩은? 계곡 밑에 있는 조그만 집에서 맨날 절벽에 매달려 사는 망나니 아들에게 와인과 안주를 날라다주는게 일생의 즐거움이었던 어머니와 함께 늙어가며 '엄마, 엄마 내가 최고라니까?', '미친 눔, 술퍼마시는게 최고것지.' '그런가? 낄낄' 거리며 여생을 보내다가 2002년 78세를 일기로 눈을 감았다. 최후의 최후까지, 그들은 그들답게 살다 갔다.
 박태진  (2018-10-18 13:36 / 211.36.140.253)   
사람 그리고 나
 김정환  (2018-10-18 16:17 / 220.64.140.239)   
산에 가는 것도 좋지만, 가끔은 산서를 읽으며 마음의 양식을 채우는 것도 좋을 듯 해요
요즘은 사이코버티컬이란 책을 보고 있는데 강추합니다. ^^
 곽나윤  (2018-10-29 22:40 / 39.7.15.227)   
열정의 정상에서 만난 진심과 정직의 화해...
개인적으로 로열 로빈스의 정신을 선호합니다 ㅎㅎ
 김규태  (2018-10-30 00:19 / 220.120.170.25)   
술을 좀 배워서 하딩처럼 살아봤으면 좋겠다...
정답이 없는 우리네 삶... 모두가 멋진 삶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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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빙벽등반기술_대한산악연맹 유튜브동영상 링크[발췌]  [3] 19.01.1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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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스클라이밍?  [3] 19.01.1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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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레이 안경  [4] 18.12.2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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